님아 님아 내님아 물을 건너가지 마오
님아 님아 내님아 그예 물을 건너시네
아 물에 휩쓸려 돌아가시니 아 가신님을 어이할꼬
공무도하 (公無渡河)
공경도하 (公竟渡河)
타하이사 (墮河而死)
당내공하 (當奈公河)
님아 님아 내님아 나를 두고 가지마오
님아 님아 내님아 그예 물을 건너시네
강물에 휩쓸려 돌아가시니 아 가신님을 어이할꼬
공무도하 공경도하
타하이사 당내공하
공무도하 공경도하
타하이사 당내공하
공무도하 공경도하
타하이사 당내공하
공무도하 공경도하
타하이사 당내공하
님아 님아 내님아 물을 건너가지 마오
님아 님아 내님아 그예 물을 건너시네
(고대시가/ 이상은 곡/ 이상은 노래)
♬ 해설
중국 진나라 때의 책인 『고금주』에는 [공후인]이라는 곡명과 그 가사가 적혀 있는데 이 가사는 고조선의 시로서 '4언시'형식의 한문으로 번역되어 중국에까지 전해졌다.
님아 가람 건너지 마소 (公無渡河)
그예 님이 건너시네 (公竟渡河)
물에 빠져 죽으시니 (墮河而死)
어저 님아 어이하리 (當奈公河)
이 작품이 창작되고 전해지게 된 경위에 대하여 『고금주』에서는 다음과 같이 전한다.
배사공 곽리자고가 어느날 새벽 배를 저어 나루를 건널 때 백발을 풀어 헤친 노인이 미친 듯 병을 들고 강물에 뛰어들어 건너기 시작했다. 그 노인의 아내는 남편의 뒤를 쫓아와서 말리었으나 한사코 듣지않고 건느다가 마침내 물에 빠져 죽었다. 남편을 잃은 노파는 기가 막혀 공후를 부등켜안고 비감을 노래에 담아 부르다가 자기도 강물에 몸을 던져 죽고 말았다. 이 비참한 광경을 보던 곽리자고가 곧 집으로 돌아와서 아내 여옥에게 말했더니 여옥은 늙은 부부의 비극을 슬퍼하면서 공후를 당겨놓고 그 노래의 곡조를 뜯으면서 가사에 맞춰 노래불렀다. 이것이 널리 퍼져 유행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고대시가 공무도하가는 3인의 등장인물이 빚어내는 하나의 콘서트라 할 수 있다. 한 사람은 물을 건너가는 백수광부로 그는 디오니소스의 상징이고 또 하나는 그런 백수광부를 노래하는 처자로서 오르페우스를 상징한다. 그리고 제3의 인물로 처자의 노래를 듣고 있는 청중이 존재한다. 백수광부와 청중 사이에서 홀로 노래하는 존재. 그곳에 공무도하가의 이상은이 있다. 중간자 오르페우스라는 화두(話頭)는 이제 이상은의 초상(portrait)을 이해하는 중요한 코드인 것이다." (유현숙/ 논픽션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