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휴먼의 광고열풍(하)

20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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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배우 ‘클론’도 속속…‘IP’ 중요성 높아진다
두 디지털 휴먼의 운용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그렇다면 어떤 형태의 디지털 휴먼이 더욱 의미 있게 발전해나갈까. 아직까지 사람을 복제해서 보여주는 후자의 완성도가 전자에 비해 높지만, 발전 속도는 전자가 빠르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새로운 디지털 휴먼들이 이른바 불편의 골짜기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를 넘어서면서 새롭게 탄생 중이다. 모션캡처, 딥페이크 기술과 접목된 AI는 사람의 미세한 근육까지 데이터와 학습을 통해 지금도 새로운 디지털 휴먼들을 창조해내는 데 쓰여지고 있다.

후자의 경우 지적재산권(IP)을 소유한 콘텐츠 기업들에 큰 기회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현장에 있는 아티스트와 부재 중인 아티스트의 합동공연이 현실화된 것처럼, 경우에 따라 멤버 특성에 맞는 스케줄의 탄력적인 대응과 활용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살아 있는 아티스트와 고인이 된 아티스트의 협연도 ‘디지털 휴먼’의 공연형태로 가능해질 전망이다. 음악의 저작권과 공연권을 확보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라면, 아티스트가 죽은 후에도 그의 음악 저작권뿐 아니라 공연권까지 활용할 수 있는 ‘롱 테일’ IP로의 활용이 충분히 가능하다.

실제로 에프엑스기어는 K팝 아이돌 그룹과 함께 디지털 아이돌 프로젝트 ‘나랑(NARANG)’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개별 멤버들의 클론 형태로 디지털 휴먼 아이돌을 제작, 모바일 콘텐츠 사업을 펼치는 프로젝트다. 먼저 그룹 BAE173의 멤버 남도현에 이어, 그룹 SF9 로운(사진)의 디지털 휴먼 아이돌이 출시됐다.

배우 진영에서도 동참하고 있다. 한 예로 살아 있는 배우 김수현은 2021년 말부터 가상의 김수현을 제작해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김수현 소속사인 골드메달리스트는 디지털 콘텐트 전문개발사 이브이알스튜디오와 함께 가상의 ‘3D 디지털 김수현’을 제작, 다양한 디지털 콘텐트에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앞으로 ‘클론’ 형태의 디지털 휴먼 제작이 활발해지면, 경쟁은 치열해지고 개발비용도 줄어들 것이다. 대한민국 아티스트 대다수가 디지털 가상세계에서 활동하는 ‘디지털 휴먼’을 함께 만들어낼 날이 오지 않을까.

현실세계 김수현이 나이를 먹는 동안, ‘클론’ 형태 김수현의 모습을 어떻게 변화시킬지는 아직 미지수다. 앞으로 십 년이 지난 시점에, 배우 김수현과 디지털 김수현의 활동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지 궁금하다.